새벽에 여성기숙사 침입해… 살벌한 회사

한국일보 | 남보라기자 | 입력 2012.08.20 02:43 | 수정 2012.08.20 10:05

 

사적 폭력 서슴지 않는 기업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간부 4명 납치·폭행당해" 주장
"사측 노동운동 대처 미처벌 관행이 문제"

 

노조에 대한 기업의 사적 폭력이 심각하다. 자동차부품업체 SJM의 폭력적인 직장폐쇄에 이어 최근 현대차에서도 파업 중인 노조원에 대한 폭행 납치가 자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법과 공권력의 개입이 아닌, 용역업체를 동원한 사측 폭력을 더 이상 허용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민주노총심상정 의원실은 "18일 현대차에서 경비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파업에 참가한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을 폭행, 차에 태워 납치했다"며 "기업이 용역업체에 폭력을 사주하다 못해 이제는 직접 노동자를 폭행하는 전근대적인 경영행태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현장에서 기업의 폭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 당국과 경찰이 눈 감고 있는 사이 사측의 경비직원이나 용역업체의 폭력이 자행돼 왔다. 자동차 엔진부품업체
유성기업은 지난해 노조가 파업을 하자 기습적으로 직장을 폐쇄하면서 용역경비업체 직원이 라이트도 끈 채 차를 몰아 노조원들에게 돌진, 13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반도체 제조업체 KEC 역시 2010년 직장폐쇄 과정에서 용역직원 650여명이 새벽 2시에 기숙사에 침입, 여성 노동자들이 성추행과 인권침해를 당했다.

하지만 처벌은 없었다. 대포차로 유성기업 노조 13명을 친 용역경비는 교통사고로 처리돼 구속조차 되지 않았고, KEC 노조는 합법적 절차를 모두 따랐는데도 노동부가 불법 파업으로 몬 탓에 경찰은 성추행 및 폭력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노동운동을 불법으로 몰고 사측의 대응은 처벌하지 않는 오랜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SJM 사태 이후 사측 폭력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월 '용역폭력근절을 위한 정책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이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복수노조 제도 도입 등으로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깨지면서 노사간 대화가 용역경비에 의한 폭력으로 대체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노동현장에서의 용역경비 투입은 사용자의 물리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따르는 것이므로 그 자체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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